[이와오이] 매일 너에게 반한다.

2차 연성 2018. 4. 12. 05:05



* 이와오이 전력 60분 


* 주제 '단 한 순간도 널 사랑한/사랑하지 않은 순간은 없어'




오이카와의 서브 훈련이 한 시간 째 계속되고 있었다. 개인 훈련이 시작됐을 때부터 시작된 서브는 후배들이 지쳐 떨어져나가고도 혼자서 묵묵히 날리고있었다. 다른 코트에서 리시브 훈련을 하던 이와이즈미는 그런 오이카와를 보며 말릴까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지난 번에 다쳤던 발목이 걱정되지만 충분히 다 나았고 이 정도로 아플 나약한 몸은 아니였다. 게다가 오늘 컨디션은 최상에다 집중도도 상당한 편이라 서브 미스가 거의 없을 정도였기에 좀 더 놔두기로했다. 

 개인훈련을 끝내고 한둘씩 떠나는 부원들 사이에서 결국 오이카와의 상태를 본다는 명목으로 코트 옆에 앉아서 지켜보기로했다. 평소 실없거나 속을 감추는 미소와는 달리 코트 안으로만 들어가면 바뀌는 진지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서브를 날리고는 모습은 남자가 봐도 참 멋졌다. 평소에도 저것의 반만이라도 진지하면 더 인기가 많을텐데라는 실없는 생각도 들었다. 새삼 다시 봐도 참 잘생겼다. 과연 오이카와, 저리 땀을 흩날리면서도 점프 서브를 하는 모습이 이리도 그림이 될 줄이야....새삼 또 반해버리는 자신에게 짜증이 나는 이와이즈미였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에게 처음 반한 순간을 한시도 잊을 적이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잊을 수 없었다. 오이카와의 외모는 어릴적부터 남녀 불문하고 이쁘기로 유명했었고 그런 것에 둔감한 이와이즈미에게도 미인(美人)이라는 존재의 정의는 오이카와로 각인되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 오이카와 외모의 파괴력은 상당해서 몇 번이고 당하고나서야 겨우 면역력이 생겼다. 그나마 이와이즈미는 언제나 같이 붙어다녔기에 자연스레 익숙해졌기에 그정도였다. 아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다. 허나 그 날은 마치 하늘이 넌 오이카와 토오루에게 반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말하는 듯 평소와 같이 학교를 마치고 오이카와와 놀기위해 달려오던 저를 향해 제 이름을 부르면서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드는 순간 구름이 걷히면서 햇빛이 쏟아지며 화사하게 비치던 모습은 어린 이와이즈미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었다. 그 날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이 멍하게 쳐다봤는지 나중엔 오이카와가 어디 아픈게 아니냐며 걱정할 정도였다. 


새삼 기억이 나니 웃음이 나왔다. 처음엔 그게 무슨 감정인지조차 모르고 당황했던걸 생각하면 정말 웃음밖에 안나왔다. 좋아한다는 감정조차 이해하지 못할 어린 날이었다. 그 감정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로 끊임없이 오이카와에게 반해서 세기도 포기했을 정도였다. 그나마 서로 어리고 순수했던 시절이기에 들키지 않았지, 만약 지금 그런 모습을 보이면 바로 들켰을 것이다. 그리고 평생 괴롭힐 오이카와를 생각하니 순간 등골이 서늘하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어 다행이지, 걸렸으면 최악의 흑역사로 길이 남았을것이다. 허나 이미 세상은 오이카와를 중심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아무리 다른 장소를 쳐다봐도 오이카와만 보이고, 매번 반하기 일쑤였다. 하늘은 무슨 오이카와 전용 조명판으로 취직했는지 어디서든 봐도 빛이 나고 화사하게 보이니 미칠 지경이었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니 그 감정은 애매한 미열로 남아 이와이즈미를 괴롭혔다. 그 때의 미적대고 부글거리는 감정들은 짜증으로 나타났고 오롯이 오이카와에게로 돌아갔다. 자신도 감당하지 못한 짜증을 다 받아주던 오이카와는 그때도 참 귀여웠었다. 음음, 정말 귀여웠어. 그런 와중 지나치듯 들렸던 여학생들의 대화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알게해줬다. 아, 난 오이카와를 좋아하는거였구나. 좋아하는거였어. 

제 속의 감정을 알고나니 이때까지의 짜증과 사라지지않고 있던 잔열들이 모두 사라졌다. 인정하고나니 모든 것들이 이해되었다. 


 정말 너를 어떻게해야할까? 니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너만을 생각하는 걸 알고있을까? 



"오이카와"



나직히 부른 그 말에 들고있던 배구공이 멈췄다. 

그리고는 자신을 쳐다보며 이와짱이라 부르며 웃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반하고야만다.




아아-오이카와, 난 언제나 널 보며 반해.


환하게 웃는 너의 미소에, 실없는 하는 말장난에, 

네 뒤에 있는 내가 없는지 확인하듯 뒤돌아보는 모습에, 

진지한 표정으로 배구를 하는 너의 모습에, 

그리고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웃으며 쳐다볼 때에도....


그렇게 오늘도 난 몇 번씩 너에게 반하고 있어.


그렇게 어제보다 더 너에게 더 깊게 빠지고 있어, 오이카와.



처음 너에게 반한 후로 너를 사랑하지 않은 순간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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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쓰려고 기다리다가 쓰긴 뭘써, 바로 잠들어버렸는데ㅠㅠㅠ

깨자마자 당황해서쓰는데 머릿속에 정리된 줄 알았던 글이 막상 쓰니 전혀 말이 안된다;

나중엔 정신이 나가서 개그물쓰는 줄 알았따.

전력 60분이라는거 정말 어렵구나;;; 


앞뒤 다 자르고 일단 썼다는데 의미를 두려하는데 이런걸 바로 연성해서 풀어내시는 분들이 다시 존경스러움...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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